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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엉터리계획이?

의회 깔아뭉개는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 운영계획’

벼리 | 기사입력 2007/06/25 [23:28]

아니, 이런 엉터리계획이?

의회 깔아뭉개는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 운영계획’

벼리 | 입력 : 2007/06/25 [23:28]
25일 의회 운영위 회의를 통해서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첫 회의를 통해서나 전방위 비판을 받은 이대엽 성남시의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당초 계획단계부터 급조된 ‘엉터리계획’으로 보인다.

성남투데이가 입수한 행정기획국 정책기획과가 작성한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 운영계획’에 따르면 시는 이 기구의 운영 목적을 “시의회에 시정 현안사항에 대한 사전 설명 및 협의로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를 사전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라니? 이 계획에 따르면 “시·의회간 소통 기회의 부족으로 불필요한 행정력이 소모되고 있다”는 것이다.

▲ 성남시가 25일 오후 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키로 한 시정추진협의회회 공문.     © 성남투데이

‘시·의회간 소통 기회의 부족’에 대해 이 계획은 구체적으로 “시·의회간 정기적·공식적인 소통은 시의회 회기 운영과 의정자료 요구 시, 기타 간담회 등 비공식 만남은 연간 1~2회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대체 뭐가 부족하다는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무슨 함의일까? 의회에 대한 시의 인식이 ‘의회가 시 업무를 몰라 시가 이를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느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영락없는 ‘100% 의회를 모독하는 인식’이다.

시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운영을 통해 의회에 시정 현안사항에 대한 사전 설명 및 협의를 갖겠다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의회를 무시하는 인식을 전제로 할 때만 성립된다.

전제가 잘못되면 인과관계상 결과도 따라서 잘못될 수밖에 없다. 상식이다. 의회 모독을 전제로 하는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운영이라는 결과는 이 상식의 대표적인 사례를 제공한다.

이 계획은 또 “시의회 회기 중 시·의회간 의견 불일치로 양 기관의 대시민 이미지가 실추되고 시민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운영의 또 다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기관대립형인 지방자치제에서 시가 남인 의회의 대시민 이미지 실추를 걱정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자기 걱정이나 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시는 의회의 대시민 이미지 실추를 걱정할 게 아니라 반대로 철학과 능력 부재로 시민이 푹푹 한숨을 내쉬는 이대엽 시장을 걱정해야 하며, 셔블 특혜용도변경 등 시장권한을 이용한 온갖 그의 전횡으로 인해 시의 대시민 이미지, 아니 대국민 이미지가 실추된 것을 걱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 공무원들은 이대엽 시장에게 25일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가 끝나고 가진 술자리에서 드러나듯 폭탄주 그만 돌리고 시장 하는 날까지는 시의 수장 노릇이나 똑바로 하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안 그런가?

그래도 대시민 이미지에서 시보다 의회가 백번 낫다. 교섭단체 등장으로 역대 의회 중 시를 견제하고 바로 잡는 데서 많은 의원들을 통해 원칙이 살아 있고 가장 강한 의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  모습    ©성남투데이

시 공무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이 시장에 대한 쓴소리가 모두 의회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대훈 한나라당 대표는 빨갱이라는 있을 수 없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잘못 가는 시장, 잘못 가는 일부 시 공무원들에게 쓴소리 하지 않는가.

시가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남인 의회를 걱정하는 것은 지방자치 운영방식에 대한 무식이거나 고의적인 무시이며, 따라서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의 ‘회의 운영’에 대해서도 이 계획은 의회운영의 기본방식에 대한 무지이거나 고의적인 의회 무시를 범하고 있다. 14명의 상임위원장 및 간사를 자의적으로 의회측 협의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및 간사는 위원회의 의사일정과 개회일시를 협의할 뿐 쥐꼬리만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의원 개개인이 주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임이 더 의미가 있고, 의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교섭단체가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회의 운영에 대해 상임위원장이나 간사가 아닌 일반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누구는 사람이고 누구는 개털이냐”고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전적으로 옳다. 일부 의원들에 한정된 ‘협의’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회가 백보를 양보해도 명색이 ‘시·의희간 시정추진협의’다. 소관부서가 행정기획국 정책기획과라는 점에서 소관상임위인 자치행정위 사전 보고와 결정, 의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의회 운영을 다루는 의회 운영위 사전 보고나 결정과 같은 절차에 관한 내용이 이 계획에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회의 개최 시기’가 “시의회 개회 10일 전”이라는 것도 의심스러운 일이다. 사전에 상임위원장들, 간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시정현안에 대해 시 입맛대로 사전 의원 정지작업을 하겠다는 의미로밖에는 달리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다.

‘회의 안건’ 역시 “쟁점사항, 의회 협력이 필요하거나 사전 설명이 필요한 사항”으로 밝히고 있어 시 집행부 입맛대로 회의 안건이 선택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이 계획은 지방자치의 운영원리, 의회운영의 기본원리를 무시하고 의회 깔아뭉개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엉터리계획에 대해 조희동 행정기획국장 왈, “서로 잘해보자는 순수한 취지”란다!? 돈다!

미리미리 서로 짜고 치자고? 순수하게? 중요한 것, 진실한 것은 결코 순수하냐 순수하지 않느냐에 있지 않다. 오히려 계획에서 밝힌 사실을 놓고 보건대 그것은 계획 자체가 엉터리라는 것, 의회를 깔아뭉개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엉터리계획의 함의는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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