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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시민은 안중에 없다

간판을 내려라,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벼리 | 기사입력 2007/06/27 [23:13]

이대엽, 시민은 안중에 없다

간판을 내려라,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벼리 | 입력 : 2007/06/27 [23:13]
시장실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는 애들이 물놀이 하는 탄천물놀이장 대형사진이 걸려 있다. 이대엽 시장이 얼마나 자랑으로 내놓고 싶었으면! 이 시장의 민선3기 최고의 업적은 탄천물놀이장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탄천물놀이장은 환경단체, 언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만큼 민선3기에 그는 해놓은 게 없다.

이 시장의 능력은 고작 요 수준. 최악의 업적은 시민사회와의 소통, 특히 직접적인 소통은 사실상 끊어지다시피 한 게 아닌가 싶다. 언제 시민들 앞에 나서서 ‘제 얘기’ 한 적이 있던가. 언제 ‘성남의 문제’, ‘성남의 돼지꿈’에 대해 시민과 눈을 마주하며 발언한 적이 있던가. 아니, 시민들의 진솔한 얘기를 귀담아 들은 적이 있던가.

요컨대 이 시장은 성남지방자치를 망친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이대엽, 그가 시장으로 있는 성남지방자치의 현주소다. 성남지방자치의 현실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시의 파트너, 성남지방자치제의 한축인 의회 무시가 민선4기 들어와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대엽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그것이다.

▲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     ©성남투데이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에 올라온 의제들은 어떤가. 시 마음대로다. 이대엽 성남시가 시민들이 간절히 원하고 성남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정작 챙겨야할 일들은 단 한 가지도 의제화되지 않았다. ‘시 요구 따로, 시민 요구 따로’. 이런 겉도는 지방자치가 다른 지역사회에도 있는가. 이대엽 성남시,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의회가 시장 장난감?

의원들은 말한다. 의회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이런 의회에서 의원들은 가령 시민을 속이는 공무원, 시민의 뜻과 기대를 우습게 여기는 공무원들에 대해 ‘호통’도 칠 수 있다. 의회는 그런 곳. 그 호통은 다름 아닌 시민의 호통일 터. 의원들의 의무이자 권리이겠다. 헌데 이런 일이 있었다.

얼마 전 의회에서 이 시장이 초선인 열린우리당 최만식 의원에게 깨졌다. 궁색해진 이 시장이 ‘큰소리’를 질렀다. 의원들 왈, “어디서 큰소리야, 여기가 시장실인 줄 아나!”, “의원이 부하 부리듯 부려 먹는 공무원인 줄 아나!” 시장이 이 모양이다. 그러니 부시장마저 의회에서 의원들에게 “맘 먹은 대로 잘 해보라”고 ‘야지’를 놓는 일도 벌어진다.

25일 의회운영위에서 일어난 일이다. 행정기획국장이 최 의원의 합리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말귀를 알아듣지 못했다. 최 의원이 답답해 할 수밖에. 제 안목이 안 되는 줄은 모르고 오히려 최 의원에게 “왜 소리를 지르냐!”며 ‘대들었다’. 이런 평이 가능하겠다.

‘그 밥에 그 나물들’.

의회는 시의 친구다. 시는 좋은 친구를 원하는가, 나쁜 친구를 원하는가. 좋은 것, 나쁜 것 가려줄 줄 알아야 ‘좋은 친구’겠다. 나쁜 것도 좋다고 하는 친구, 그는 정말 나쁜 친구다. 특히 사가 아닌 ‘공’에서는 그렇다. 시는 이 점, 새기고 또 새겨 친구를 상대해야 한다.

얼마 전 이 시장은 일선 동장들을 불러 ‘의회 배제’ 방침을 시달했다. 의원들의 대민활동이 마치 비리로비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장이 하면 로맨스, 의원이 하면 불륜? 가당치 않은 일. 시민의 눈으로는 의원들의 대민활동은 오히려 더욱더 활성화돼야 한다. 일선에서 주민에게 봉사하는 의원, 얼마나 ‘멋진 의원상’인가!

동장회의 자리에서 이 시장은 의회가 시를 밑으로 본다는 소리를 했다. 밑으로 보다니? 이보시오, 시장, 증거 있으면 어디 내놓아 보시오. 아무리 눈앞에 친구가 없다고 이렇게 친구를 ‘모독’해도 되나? 당당하게 앞에서가 아니라 고작 뒤에서라니! 못나도 참 못났다. 이런 사람이 시장이란다.

좋은 친구에 대한 최상의 예는 친구지만 ‘위’로 대접하는 것이다. 특히 아쉬울 때가 그렇다. 언제 시가 의회를 위로 대접한 적이 있는가. 위로 대접받은 의회가 ‘잠시’ 착각할 경우에만 시를 밑으로 보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가 의회를 위로 대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여 밑으로 보는 일은 전혀 없었다.

의회가 시를 밑으로 본 게 아니다. 진실은 ‘시장 자질’이 안 되는 사람이 시장이랍시고 ‘사고’나 치는 데 있다. 이 시장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자질이 안 되고 사고나 쳐서 의회에서 깨지고 동대문에서 뺨 맞고 서대문에서 화풀이 하는 격으로 의회를 무시하는 시장 자신에게 있다.

오죽하면 같은 당 의원에게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염치 때문”이라는 소리까지 듣겠는가. 염치가 있다면 이 시장이 시장답게, 공인답게, 처신하는 게 정답이다. 시장은 망가졌다 해도 의회는 망가질 수 없다. 성남지방자치가 나아갈 수 없다면 그나마 물러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의회가 건강하게 버텨야 하는 이유, 그나마 시민들이 시장은 포기해도 의회는 포기할 수없는 이유다.

▲ 차라리 의회를 없애자고 하지

의회는 민의의 전당이다. 시의 친구다. 그러나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지방자치를 굴리는 이 두 가지 원리를 싹 무시했다. 그간 이 두 가지 원리를 무시해온 시의 잘못된 대의회 행태의 ‘압축판’이 바로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다. 이유인즉,

첫째 이 새로운 기구는 ‘민의의 전당’인 의회를 무시했다. 민의의 전당이란 민의를 전하고 대신하는 의원 개개인이 모여 구성된 의회를 의미한다. 이 점, 누구도 무시할 수 없고 흔들어댈 수 없다. 왜 무시하고 흔드나?

‘상임위원장, 간사만’이라니? 상임위원장 아니고 간사 아닌 의원은 ‘엿 먹으라’는 소리? 그런가? 그럼, 의장, 부의장, 엿 먹으라는 소리? 그렇다면, 이 엿은 고스란히 시에 되돌려 주는 게 옳겠다.

둘째, 시의 친구인 의회를 무시했다. 친구를 무시하면 되나. 시의 친구로서 의회의 역할은 시에 좋은 것 나쁜 것을  가려주는 일이다. 나쁜 것을 좋다고 우기면 결코 친구라 할 수 없다. 시가 잘못 가도록 박수나 쳐주라고? 거수기나 하라고? 결코 그럴 수 없다. 시민들이 용서하지 않는다.

‘미리 만나서 짝짜꿍’이라니? 상임위가 뭔 필요가 있나? 차라리 껍데기 벗어던지고 의회를 없애자고 해라. 이게 속내를 감추지 않은 솔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선 안 된다. 무능하고 자질 없는 시장, 고것밖에 안 되냐고 비판하고, 정히 안 되면 끌어내리는 것이 옳은 길이다. 이게 진짜 해법.

보충 좀 해야겠다. 시가 의원들을 대접하는 ‘격’의 문제. 의원들은 선출직이라는 점에서 시장과 동급이다. 선출직이 아닌 한, 부시장이라 해도 의원 상대가 아니다.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에서 시측은 전부 국장급 공무원들. 선출직더러 시장은커녕 부시장도 빠진 자리에 시장이 명줄을 가진 공무원들이나 상대하라고? 선출직을 우습게 본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 의원 깍아내리기에 앞장서는 농촌동 출신 이수영 의장에게 ‘정말 안 되겠다’는 쓴소리가 필요하다. 25일 일이다.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끝나고 일부 참석의원들과 이 시장 사이에 술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에 도장을 찍어준 이수영 의장이 합류했다.

이수영 의장, 의회운영위에서 도장 찍은 이 의장에게 의원들 비판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한 벼리에게 뭐라 했는가. “나쁘게 보자면 한이 없다”고? 바꿔 말하면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소리. 실제로 이 의장은 자신이 도장 찍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좋게 말했고, 이를 비판한 의원들은 나쁘게 말했다. 맙소사!

대체 의장이 왜 이러냐고! 의회의 역할은 물론 의회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를 다른 의원들, 특히 교섭단체 대표들과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왜 일방적으로 도장을 찍느냐고! 세도 부리나. 민선3기까지 의회와 민선4기 의회가 다른 점은 교섭단체에 있다. 교섭단체 활성화가 의회를 활력있는 민의의 전당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이 점을 안면 몰수했다. 교섭단체 대표와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도장을 찍은 이수영 의장도 똑같다. 시나 의장이나 민선4기 버전이 아닌 이미 흘러가버린 낡은 버전으로 처리했으니 부실할 수밖에. 성남지방자치는 시장만 후진 게 아니다. 의장 역시 그런 셈이다.

이 의장은 누구 편인가? 의원 편인가? 공무원 편인가? ‘의회의 얼굴’이라는 사람이! 의장 맞나? 아니 의원 맞나? ‘국회의원’을 넘본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의원으로서는 정말이지 ‘감’이 아니다. 대체,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 의장에게 줄 쓴 소리는 딱 한 마디면 족하다.

“‘공사 구별’ 하시오!”

▲ 정말 중요한 지역의제들은 ‘난 몰라!’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에 올린 의제의 질은 어떠한가? 의제들을 보는 순간 왜 공무원들에게 시민의 혈세로 봉급을 줘야 하는지 말문이 막혔다. 왜 시민들의 꿈과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이대엽을 시장으로 뽑았는지 푹푹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문제의 핵심을 지관근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이 찔렀다. 첫 회의가 열리자마자 그가 한 말이다.

“진짜 지역·시정 현안들인 청소년육성재단 구성 관련 논란, 창곡.송파신도시(위례신도시) 구상, 고도제한 추가완화제, 시립병원 설립, 공기업 이전대책, 제1공단 활용방안, (1단계 재개발 추진상황, 중동 도시환경정비사업 등)구시가지 재개발, 공동도매물류센터 설립대책, 모란장 활성화, 백현유원지 활용방안이 회의 자료에 단 하나도 의제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 의제가 부실했다! 그런데 이런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를 왜 하나?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지 위원장이 지적한 이런 핵심적인 문제 말고도 문제는 또 있다. 의제 설정이 시 ‘마음대로’일 뿐 아니라 ‘음험하다’는 것이다.

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된 계획(태평도시자연공원 조성사업, 자연취락지구 정비사업)이 올라오지 않았나. 사전에 의회와 전혀 공유도 되지 않았고, 시 자체적으로도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계획(갈마수목원 조성계획)이 올라오지 않았나! 중원구, 분당구의 중요한 자체사업이나 현안은 아예 찾아볼 수 없지 않았나.

태평도시자연공원 조성사업(푸른도시사업소 공원과)의 경우, 의회에서 이미 접근성이 떨어지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사업, 과다한 예산 투여의 문제가 지적이 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런 의회의 지적에 대한 별다른 대책도 세우지 않고 의제로 올린 것은 의회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자연취락지구 정비사업(수정구 건설과)의 경우, 이미 의회에서 ‘배보다 배꼽이 큰 사업’, ‘외지인 및 특정인에 대한 과다특혜’, ‘사업우선순위 타당성 취약’ 등 문제점들을 충분히 지적받았다. 주목할 것은 이 사업이 이수영 의장이 목을 매는 ‘지역구 공약사업’이라는 점. 의원들이 열 받지 않을 수 없다.

갈마수목원 조성계획(푸른도시사업소 녹지과)의 경우, 사전에 의회와의 공유도 안 되고 시 자체적으로도 미확정된 계획. 과다한 예산 투입, 시설비보다 용지매입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의문이 큰 사업이다. 민자유치 검토 운운도 사업성 문제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매입용지 대부분은 사유지. 누구 땅 사주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니면 실적주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성남의 어머니산 남한산이 그 자체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거대한 수목원’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조성해 놓은 신구대 수목원, 각종 자연공원들을 잘 활용하는 일, 예산을 과다 투입하지 않고도 성남의 지형적 특성을 살린 사업 추진도 고려해 봄직하다.

결코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에 올린 의제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려는 게 아니다. 올라온 의제 중에는 나름대로 타당한 의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통합 성과관리시스템 구축운영계획, 2007 탄천페스티벌 추진계획, 재래시장 활성화 추진상황, 천연가스 충전소 설치 추진, 황송터널 유료도로 요금 폐지 추진, 성남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기금 조성계획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의제들은 대부분 의원들이 알고 있거나 더 상세하게 해당 상임위에서 다룰 수 있는 의제들이다. 또 이들 사업도 꼼꼼하게 따져 들어가면 일부 수정되어야 하거나 보충해야 할 지점들도 있다.

올라온 의제 가운데 돋보이는 한 가지 칭찬해보자. 음촌로 확장공사. 이 사업은 1단계 재개발구역인 중3구역의 재개발과 인접한 음촌로의 도로확장을 ‘병행실시’한다는 것이다. 잘하는 일. 앞으로 구시가지 최대현안인 재개발과 연계된 성남시 도로행정의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재개발 따로 도로확장공사 따로’, ‘보상비 과다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인 공원로 확장공사는 정말이지 철저한 시의 반성과 엎드려 비는 사죄가 요구된다. 특히 이 시장이 그렇다. 몇 해 전 공원로확장공사 얘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벼리는 ‘재개발 따로 도로확장공사 따로’, ‘보상비 과다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을 지적하며 이 시장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이 시장은 ‘도로국장’인가?”

25일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첫 회의에서 지관근 위원장이 보상비가 과다한 공원로확장공사는 ‘정책 오류’라는 점을 지적했다. 시의 반성도 촉구했다. 이에 건설교통국장이 솔직히 시인하며 이렇게 답했다. “앞으로 타산지석으로 삼겠다.” 언제 이 시장이 이런 진솔하고 책임있는 소리를 한 적이 있던가. 마무리하자.

‘간판을 내려라,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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