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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신】 줄줄이 알사탕 같은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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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신】 줄줄이 알사탕 같은 후보들

성남 수정구 예비후보들을 보라…차별화, 자기연마는 사치

이삼경 | 기사입력 2012/02/12 [16:08]

【마이신】 줄줄이 알사탕 같은 후보들

성남 수정구 예비후보들을 보라…차별화, 자기연마는 사치

이삼경 | 입력 : 2012/02/12 [16:08]
▲ 박정희 긴급조치 시대에 발행하기 시작해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폐간된 <뿌리 깊은 나무>. 새로운 글쓰기, 가로 쓰기, 그리드 편집시스템을 도입해 한국 언론과 한국문화에 뿌리 깊은 영향을 끼쳤다.     © 성남투데이
○… “아, 주어와 술어사이의 저 아득한 거리!”

소설가 김훈 씨가 소설을 쓰기 전 저널리스트로서 산문을 썼을 때 내뱉었던 탄식(산문집 <선택과 옹호>)이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는 보통 곤혹이 아닐 것이다. 쓰고 또 쓰는 혹독한 자기연마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글을 제대로 쓰기란 쉽지 않다는 걸 탄식에서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는 단순한 문법상의 문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무엇을(내용)과 어떻게(형식)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오죽 힘든 일이면 한국에서 글을 제대로 쓰는 사람은 세 명 밖에 없다고 어떤 문학평론가가 단언을 했을까? 백낙청, 정과리, 고종석! 나는 이들의 글을 에누리 없이 사랑한다. 신문 지면에서 자주 보게 되는 고종석 씨의 글은 언제 읽어도 군더더기가 없다. 말 하고자 하는 내용을 아주 깔끔한 문장으로 요리해내는 그 솜씨는 난문이 압도하는 속에서 군계일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들의 글 못지않게 사랑하는 글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글이 아니다. 잡지 <뿌리 깊은 나무>에 실렸던 모든 글이 그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 지난 76년 3월에 창간돼 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폐간된 그 유명한 잡지 말이다. 나는 사실 대학생 시절 이 잡지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글쓰기 연습을 했다.

가급적 짧은 문장(주어와 술어사이의 거리는 그만큼 가까워 진 셈이다), 차분하게 정제된 언어, 어떤 것이든 쉽게 풀어낸 문장, 순우리말…. 게다가 이른바 그리드 시스템이라는 편집디자인을 최초로 도입한데다 가로쓰기를 한 뿌리 깊은 나무는 가장 모던하면서도 가장 심플한 최고의 미학이었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서울 도심에서 언제나 흥분된 상태였지만 가끔 이 잡지를 읽으면서 그것을 누그러뜨렸다.

뒤늦게 안 일이지만 뿌리 깊은 나무가 새로운 문장과 가로쓰기, 시각적 편집디자인을 선보인 데에는 발행인 한창기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의 과정을 <특집! 한창기>라는 책이 증명하고 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글쟁이들 글조차 난도질을 해서 크게 다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뿌리 깊은 나무 식 문체가 개발된 셈이다.

열정, 새로운 것에 대한 갈구, 끊임없는 자기 연마! 이 때문에 한국언론이 뿌리 깊은 나무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는 평가는 어쩌면 작은 훈장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 자체인 문화에 대해 끼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주로 민주통합당에 쏠리는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 총선 때에는 한나라당에 쏠리더니 정반대 양상이다. 이런 쏠림 현상은 뭘 의미할까? 나는 이 자체가 무척 불온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쏠림현상에 한국정치의 비극 한 단면이 깃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치체계보다는 이해체계를, 과정보다는 결과를, 유권자보다는 권력을 우선시하는 아주 후진적인 정치행태!

솔직히 야권이 총선에 승리한다 해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전례 없이 야당 몫인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선출 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건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이름하여 밑도 끝도 없는 무능! 이런 대안없는 무능이 여소야대 속에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 소름끼친다.

이러한 무능은 쏠림현상의 결과일 것이다. 후보가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정당이나 그렇지 않은 정당이나 쓸 만한 재목은 없고 일찍부터 정치공학만 발달한 정치꾼들만 요란하니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성남 수정지역구를 한 번 보라. 많은 야권 후보들 중 차별화한, 괄목할만한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가 몇 명이나 있는가. 국민들의 눈높이와 맞추기 위해 혹독하게 자신을 연마한 후보가 몇 명이나 있는가. 그들의 정책, 그들의 자기연마 정도를 감안해서 보면 그들은 마치 천편일률적인 줄줄이 알사탕 같다.

웃기지도 않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이며 너도 나도 1등이라고 외치는 건 그들 스스로 어떤 부류의 정치인인지 적나라하게 입증하는 것이다. 상대 후보를 존중하는 가장 기초적인 덕목조차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이 천박한 자본주의 정글이라는 한 가운데서 죽여야 할 적으로 간단히 치부하고 마는 것이다. 거기에 차별화한 정책과 혹독한 자기검증이 없다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훌륭한 일들을 하실까? 이해관계와 결과와 권력에 취해 줄줄이 알사탕 같은 유치한 노래나 불러 젖힐 게 아닐까. 국회의원들을 가장 저급한 정치 집단으로 보는 게 작금 국민들의 의식이다. 그들을 보는 국민들 의식 속에 열정, 새로운 것에 대한 갈구, 끊임없는 자기 연마라는 어휘가 자리잡는 날은 언제나 가능할까. 과연 오기나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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