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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신】자기 스토리 없는 진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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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신】자기 스토리 없는 진보주의

깝죽대다 망했슈 vs 짤러 버려

이삼경 | 기사입력 2011/06/07 [09:13]

【마이신】자기 스토리 없는 진보주의

깝죽대다 망했슈 vs 짤러 버려

이삼경 | 입력 : 2011/06/07 [09:13]
▲ 김수영 시인과 함께 참여시의 시대를 활짝 연 신동엽 시인.     ©성남투데이
○…지난 연휴에 서현역 인근을 거닐다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1층 조그마한 상점 문에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문구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깝죽대다 망했슈! 싸게 싸게 하나씩 가져가슈. 우리 애기 눈깔사탕 값만 주면 돼유.’

옛날 소시 적 변소 화장지로 썼던 누런 종이에다 써 갈긴 글을 보고나서 포복절도 할 뻔 했다. 이 글 때문인지 상점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 광경이 정겹기도 하고 어떤 마술쇼 장면 같기도 해서 한동안 넋을 잃고 상점 앞에 서 있었다.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 아, 저것이야말로 최고의 콘텐츠구나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저잣거리 사람들이 협잡꾼이든, 오입쟁이든, 바람난 아줌마든, 지체 높은 분이든, 엘리트든, 미모를 뽐내는 이팔청춘이든 상점 아저씨는 그들과 소통하는데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콘텐츠, 궁극적으로 타자와 소통하는 모든 수단 아닐까?

○…그들은 물건을 팔거나 사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그 행위를 즐기고 있었다. 이런 소통은 그야말로 수평적인 게 아닐까? 판매자가 조금은 영악스럽게 접근했다손 치더라도 소비자는 그것을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소비자가 몇 푼 더 깎아달라고 떼를 써도 판매자는 모른 척 양보하고….
 
진보주의를 훈장처럼 온몸에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았더라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본주의적 기만적 상행위라고 비판하지는 않았겠지. 불법이라고 지적하지는 않았겠지.

그러나 나는 단언컨대 그들 진보주의자들이 그 의사소통의 장면에서 자신들의 소통방식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진보가 그야말로 금과옥조이기에 그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심을 품는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그런 진보주의자들을 아주 무서워한다. 그런 수직적 진보는 공권력, 해고, 직위해제 등을 즐기는 보수권력자와 일맥상통하니까.

콘텐츠는 타자와 접근하는 수단일거야. 타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콘텐츠의 주내용인 스토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거야.

어쩌면 진보주의자들은 교과서만 있지 자기 스토리는 없는 지도 몰라. 저 아래 심연을 내다보는, 삶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진보주의자들인지 몰라. 자기 확신을 가끔씩 확 버릴 줄 아는 아저씨들이 정녕 진보주의자들인지 몰라.

오늘은 신동엽의 「산문시(散文詩)1」을 읽으며 깝죽대다 망한 아저씨와 석양대통령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중략>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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