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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코미디’야, 아주 슬픈…

이대엽 시장의 새해 인사회에서 보고 듣다

벼리/조덕원 | 기사입력 2006/01/10 [14:27]

이건 ‘코미디’야, 아주 슬픈…

이대엽 시장의 새해 인사회에서 보고 듣다

벼리/조덕원 | 입력 : 2006/01/10 [14:27]
코미디와 아이러니는 영 다르다. 그래도 뭔가 바꿔볼 여지가 있는 곳에 아이러니가 있다면, 아예 바꿔볼 여지조차 없는 곳에 코미디가 터져 나온다.
 
여기 얘깃거리는 억지로 꾸민 코미디는 아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바, 그것이 다만 코미디일 뿐. 짜가가 짜가가 아니라고 척을 하면 어떨 것인가? 스스로 짜가임을 폭로하는 법, 그게 바로 코미디가 아니겠는가.
 
▲ 시장님 그게 아니구요 ......     ©조덕원

10일 오후 3시부터 수정구청에서는 각급 기관단체장, 주민, 간부공무원들이 모인 가운데 이대엽 시장의 새해 인사회가 있었다. 뭐, “위대하신 수령님, 어쩌구 저쩌구” 하는 저 이북도 아닐진대 한창구 수정구청장의 시장 소개가 아주 거시기하다.
 
“100만 성남시민을 위해서, e-푸른 성남 건설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고가 많으신 이대엽 성남시장님”이시란다!
 
그런 이 시장이 한 주민의 건의사항을 답변(?)하는 과정에서 또 무슨 말실수를 했나? 아니면 무슨 헛바퀴가 돌았나? 느닷없이 이수영 의원이 시장에게 다가가 뭐라고 소곤소곤. 인사회가 끝나고 이 의원에게 ‘뭔데요?’하고 물었더니, ‘뭘, 알려고 그래!’하며 쏜살같이 냅다 달아나더라!
 
▲ 사전에 선정된 초청자들이 이름표를 받고 있다.     ©조덕원

이날 초청자들은 통장협의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방위협의회 등등 각급 기관단체장들, 모범시민상을 받은 주민들. 일일이 이름표를 만들어 나눠주었는데 이름표가 없는 사람은, 말하자면 초청받지 않은 불청객인 셈이다. 그런데 불청객들이 없지 않았으니 누구시더라?

▲ 홍순우 고등동 통장협의회장이 질문을....     ©조덕원

이날 이 시장에게 건의를 한 주민이 셋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인 고등동 통장협의회장 모씨의 경우, 아주 멋진 건의를 했다. 요컨대 고등동에 도시가스관을 설치해달라는 것. 뭔 인쇄물을 줄줄 읽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거기 왜 자신의 이름이 건의자로 들어 있나? 수상해….
 
▲ 답변하는 이대엽 시장     ©조덕원

100만 성남시민을 위해 불철주야 노고가 많으신 이대엽 시장님, 또 줄줄 읽으신다. 아주 잘 읽으신다. 멋지다. 세련 그 자체.

▲ 질문자료와 답변자료가 토씨 하나 안 틀린 자료를 이대엽시장이 갖고 있다?  ©조덕원

맙소사! 이 시장의 답변자료는 건의자가 줄줄 읽은 인쇄물의 내용과 똑같다! 다만 답변만 더 달았을 뿐. 게다가 이 양반, 무슨 웅변대회 나가시나? 웬 ‘∨’ 부호가 그리도 많이 표시되어 있는가? 이 시장, 그게 뭐요?
 
결국 건의자를 시측에서 선정해 시키는 대로 질문하게 하고 이 시장 역시 공무원들이 시키는 대로 줄줄 읽어나가는 ‘짜고치는’ 판인 셈이다. 세세하게 시정을 챙기는 것이 마땅하고 적어도 큰 줄기라도 챙기고 세세한 것은 담담공무원에게 넘기면 될 시장이 임기가 끝나가도록 짜고치는 판의 허접한 배우노릇이나 하고 앉았으니, 깜깜하다, 성남의 앞날이여!
 
▲ 수정구 새해 인사회     ©조덕원

이날 이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음식을)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다”며 “테이블에 물만 가득한 것을 보니 뭔가 선거법이 잘못되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선거법이 잘못되었다고? 아니, 이 시장은 잘못된 선거법에 걸려 일년 동안 헉헉거렸나? 법을 보는 눈이라곤, 참!

물 마시고 배가 부르기도 하고, 물 마시고 정신도 차리는 법. 물만 가득한 인사회가 어때서? 정말 마음으로 나누는 새해 인사회라면 물만 있다고 뭐가 문제겠는가. 혹시 딴 생각? 시장, 물 한 컵 시원하게 드시지요.
 
▲ 수정구 새해 인사회의 불청객(?)     ©조덕원

이날 초청받지 않은 상공회의소 김주인 회장, 충청향우회 신영수 회장이 참석했다. 두 사람 다 한나라당 성남시장 출마예정자로 이 시장과 공천경쟁자들이다. 다행히 벽으로 붙은 공무원들 앉은 자리가 비어 있어 무혈점거(?)하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게 뭘까? 혹시? (“나도 낍시다, 나도 끼자구요!”)
 
아따, 김주인 회장, 세다. 센 건가? 소개를 맡은 한창구 수정구청장이 자신을 소개시켜주지 않는다고 느닷없이 벌떡 일어나더니 강한 경상도 악센트로 “국장님, 저도 좀 소개해주소!” 그러고는 자기가 자신을 소개한다. 찬물을 끼얹듯 갑자기 새해 인사회 분위기 썰렁, 황당, 당황, 이상, 야릇, @#&*%%#^!
 
하긴 한 구청장, 시청출입 기자들 참석했다고 한 마디 소개하면 그만인 것을 일일이 기자들 이름을 거명하며 다 소개하는 별스러움(?)을 보인 터. 아니 기자들이 취재하러 왔지, 소개받으러 왔나? 때문에 소개받지 못한 김 회장이 열뿔딱지가 날 만도 했다. 그러나 초청받지 않은 자리라는 점에서 지나쳤다는 지대방통신. 하긴 불청객도 불청객 나름이리라.
 
▲ "왕림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 합니다 "  새해인사회에 참석한 주민들에게 악수하는 이대엽 시장    ©조덕원

문 앞에 서서 퇴장하는 기관단체장들,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이 시장. 속으로 뭐라 했을까? 혹시?

(“Don't forget me. ”)

영어마을을 만드느라 불철주야 노고가 많으셨던 이 시장을 염두에 두고 모처럼 영어로 하는 말, 알아서 우리말로 해석하시길….
 
인사회가 끝나고 뿔뿔이 흩어질 때, 참석자 가운데 아는 이에게 오늘 참석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한다. 그대로 써도 좋다는 흔쾌한 동의도 주면서 말이다.
 
“시장이 ×××에 든 게 있어야지! 다 알아도 시원치 않은 판에!”
 
오늘 이대엽 시장의 새해 인사회에서 보고 들은 게 뭔가? 내게 답했다.

(이건 코미디야, 아주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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