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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 아직도 배우인가?

[벼리의 돋보기] 새해 인사회, 차라리 하지 말던가

벼리 | 기사입력 2006/01/11 [22:28]

이 시장, 아직도 배우인가?

[벼리의 돋보기] 새해 인사회, 차라리 하지 말던가

벼리 | 입력 : 2006/01/11 [22:28]
그래, 이대엽 시장, 말 한번 참 잘했다. 이 시장이 중원구 새해 인사회에서  “시민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또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나온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단다. 좋다. 세상에 격의없는 대화처럼 좋은 대화는 없는 법이니까. 그러나 이 시장, 말만 번지르르하면 뭐하나? 아직도 배우인가? 명실이 상부해야 하지 않겠는가!

▲ 중원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6년 중원구 신년 인사회     ©조덕원


‘말뻥’만이라면 차라리 입 밖에 내지 않느니만 못하다. 시민과 격의없는 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리가 마땅히 격의가 없어야 한다.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서다. 시장이나 시민이나 서로를 존중하되 대화의 내용과 질만큼은 진실로 격의가 없어야 한다. 이 점에서 새해 인사회는 이미 내용적으로 격의를 세웠다. 격의없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적인 제약’을 가지고 있다. 세 가지다.

첫째, 새해 인사회에 초청되는 시민들은 누구인가? 과연 그들이 전체 시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가? 참석자들의 면면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지만, 요컨대 시민으로서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 대표성의 부족은 ‘동원’ 가능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관료주의적 행정의 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묻자. 때는 바야흐로 관치인가? 자치인가?

둘째, 새해 인사회는 시장과 시민이 그냥 만나는 자리가 아니다. 시장이랍시고 똥폼이나 잡고 시민이 들러리나 서는 자리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새해 인사회’ 아닌가? 그럼 시장과 시민이 만나 다과를 나누며(설령 선거법으로 물 한 잔을 마시고 일어날지언정) 서로의 수고를 위무하고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여야 하지 않겠는가. 과연 그런 자리였는가? 묻자. 입은 이 시장만 달렸는가?

셋째, 시민과의 대화는 순전히 사전각본대로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시키는 대로 질문하고 시장이 폼 잡고 답변하는 게, 무슨 시민과의 대화인가? 사기치지 마라! 누군가, 이를 두고 ‘관례’라고 핑계를 댔다.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내팽겨치고 자기변명에 급급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근본이 아니라 껍데기를 보는 것이다. 묻자. 이 시장 말마따나 ‘시민과 격의없는 대화’란 무엇인가?

왜 시민들을 도구 삼는가? 왜 들러리로 세우는가? 그게 도대체 어떤 발상이냐? 이 시장은 시민이 뽑아준 시장임에도 고것밖에 안되는가? 행정은 아직도 고것밖에 안되는가? 참석한 시민들의 대표성에 제한이 있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새해 인사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시쳇말로 이 시장을 빨아주기 위해, 이 시장의 선거운동 도구로 나온 시민들은 결코 아니다! 다 소중한 성남의 시민들 아니냐!

▲ 중원구청 직원과의 대화     ©조덕원

젓 달라고 우는 식의 질문과 이에 젓 준다고 답변하는 그런 요식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성심으로 시민과 격의없는 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전에 시청, 구청, 동 홈페이지를 통해서라도, 동네방네 방을 붙여서라도 시민접점을 확대해 다양한 시민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내가 뽑은 시장을 만나 새해 인사회를 함께 하는 일, 상상해보라,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일인가!

또 사전에 다양한 의견도 모아야 한다. 시정부가 잘했다는 칭찬도 좋고 못했다는 비판도 좋다. 성남의 발전이나 공동체 강화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나 정책 제안도 좋다. 시장에게 정말 직접 말하고 싶은 것도 좋다. 이런 종류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시장과 격의없는 대화의 장에 끌어들이라는 것이다. 내 말 틀렸냐? 도대체 민선3기 이대엽 시정부는 관치냐, 자치냐!

왜 이런 구조적인 제약들을 타파하지 못하는가? 그러고도 무슨 성남자치를 하겠다고 말뻥만 치는가? 답은 분명하다. 아니, 묻자. 성남호를 이끌고 가는 이 시장이 무슨 비전이 있는가? 무슨 능력이 있는가? 성남시민의 역량을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성남비전이 있으면, 이 시장, 내놓아 보라. 그 비전의 성취를 위해 주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설득과 대화의 능력이 있으면, 이 시장, 내놓아 보라.

이 시장은 지금 새해 인사회라는 명목으로 그저 형식적인 행사나 치르고 사실상 동원된 시민과 눈도장 찍고 손이나 잡는데 급급하다. 하긴 새해 인사회에 이어진 구청 공무원들과 가진 ‘직원과의 대화’에서도 이 시장은 다만 일방적인 훈시만 늘어놓았다. 거기, 어디 ‘직원과의 대화’가 있는가! 이 시장은 성남시장 자리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러고도 ‘다시 한번’이라니?

왜 듣지도 못했는가? 노인의 아름다움을 얼굴에서 빼앗는 것은 주름이 아니라 노탐(老貪)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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