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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왜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1공단 용도변경 특혜설 ‘진화 시도’

본지 ‘딴지걸기’에 “(나 좀 구해줘!)”...시민단체 요구 수렴의사 밝히기도

벼리 | 기사입력 2006/03/07 [21:53]

이대엽, 왜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1공단 용도변경 특혜설 ‘진화 시도’

본지 ‘딴지걸기’에 “(나 좀 구해줘!)”...시민단체 요구 수렴의사 밝히기도

벼리 | 입력 : 2006/03/07 [21:53]
시민사회의 1공단 특혜용도변경 저지운동이 불이 붙은 가운데 이대엽 시장이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에 대한 진화에 직접 나섰으나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납득할 만한 해명도 못한 채 특혜가 없다는 동어반복으로 끝나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 시민사회의 1공단 특혜용도변경 저지운동이 불이 붙은 가운데 이대엽 시장이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에 대한 진화에 직접 나섰으나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납득할 만한 해명도 못한 채 특혜가 없다는 동어반복으로 끝나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조덕원

이대엽 시장은 7일 오전 11시 성남시청 상황실에서 가진 지역언론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1공단 특혜용도변경 진화를 시도했다. 평소 지역언론과의 인터뷰나 기자간담회를 갖지 않았던 이 시장이 직접 간담회를 자청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날인 6일 일부 지방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시장은 1공단 특혜용도변경 진화를 시도, 7일자 일부 지방지에는 “성남 제1공단, 특혜설 근거없다”, “제1공단 부지 특혜 없었다”, “성남 1공단 부지 특혜 ‘넌센스’” 등 이 시장의 진화 시도를 사실상 받아들인 보도들이 나갔다.

그러나 지역언론과 가진 기자간담회는 달랐다. 이 시장이 평소 안하던 기자간담회를 갑자기 가진데다가 ‘1공단 용도변경에 특혜는 없다’는 일방적인 발표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을 성남투데이가 정치적 수세에 빠진 이 시장이 국면전환을 위한 언론플레이로 보고 딴지를 걸었다.

본지는 이시장의 일방적인 발표 내용이 지난 3일 이 시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유규영 도시주택국장의 기자회견 내용과 질적으로 하등 다르지 않다고 보고 이 시장에게 몇 가지 핵심적인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우선 “1공단 3만2천평 가운데 제3종일반지역 70%, 일반상업지역 30%로 나눠서 주민공람을 한 이유를 해명해보라”고 주문했다. 이대엽시정부의 1공단 용도변경 주민공람 내용이 본지가 밝힌 새로운성남의 제안 내용, 군인공제회의 용도변경 전 사전 분양발표 내용과 유사하는 이유에서다.

이 시장은 “아직까지 제가 깊은 것은 모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답변은 이 시장 말대로라면 주민공람을 왜 제3종일반주거지역, 일반상업지역으로 나눠서 했는지 정말 몰라서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시장으로서 무능한 것이다.

만약 1공단 용도변경의 ‘깊은 것’(?)을 알고서도 모른다는 말로 적당히 문지르고 넘어가려는 발언이라면 이 시장은 이 발언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본지의 판단이다.

이 답변과 함께 이 시장은 “도시주택국장에게 주민공람 내용에 하자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도시주택국장이 절대 하자가 없으니까 시장님께서는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주민공람공고는 땅을 다 사들인 사람들에 의해서 법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시장이 임기 말이 다 되도록 정말 행정을 모른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단적인 발언이기 때문이다.

▲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주민공람공고는 땅을 다 사들인 사람들에 의해서 법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시장이 임기 말이 다 되도록 정말 행정을 모른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단적인 발언이기 때문이다.     ©조덕원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 확정에 따라 성남시장 명의로 1공단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하는 주민공람공고임을 정작 이 시장이 모르다니! 특혜설이 나도는 1공단 용도변경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에 행정절차상의 의미조차 모른다는 것은 무능하다기보다는 무책임한 것이다.

본지는 생각지도 않게 “시장이 정말 말을 잘못했다”고 시장의 주위를 환기시킨 뒤 “주민공람공고는 땅 사들인 사람들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장이 하는 것”이라고 한 마디를 해주었다. 결국 이 시장은 “제가 잘 몰랐다”고 실토했다.

다시 이 시장에게 따져 물었다. 시정부가 단지 1공단 용도변경 주민공람공고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이미 사전에 1공단이 새로운성남과 군인공제회에 의해 싹쓸이 매입이 된 점, 역시 사전에 군인공제회의 1공단 개발내용이 분양공고를 통해 발표된 점, 시의 공람공고 내용이 시에 접수된 새로운성남의 용도변경 및 지구단위계획 제안 내용과 비슷한 점으로 미뤄볼 때 짜맞추기식 특혜의혹이 아니냐고.

이 시장은 “주민공람공고를 2월 8일부터 27일까지 했고 이는 시민의견을 청취하는 뜻”이라며 단순 행정절차의 의미를 늘어놓았다. 이어 “이것을 어떻게 하라고 (지시)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계속해서 이 시장이 시정을 책임진 수장으로서 1공단에 대한 자신의 정책적인 구상을 전제로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런 알맹이 없이 먼저 행정절차만 밟아나가면서 특혜의혹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해명이 될 수 없고 동어반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 시장에게 1공단이 성남시민을 위해 소중하게 씌어지기 위해서는 1공단을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시장의 정책이나 구상이 있다면 내놓아보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 시장에게 시장은 100만 성남시민을 위해 성남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견해가 뚜렷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공원과 녹지, 주민복지시설 등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 이 시장의 답변이다. 주민이 원하는 대로 주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의미에서는 적절한 답변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답변은 자신의 정책이나 구상이 없다는 반증이다. 말로는 무슨 말인들 못하나. 이 시장의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시민사회의 ‘1공단 녹지문화공간 만들기’ 주장의 '나도!(me too!)'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시장은 지난 성남시장 선거 당시 ‘시민의 뜻에 따른 구시가지 재개발’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고 임기 내내 이주단지 대책도 사실상 마련하지 못한 채 순환재개발을 흔들다가 시간 다 보냈다는 점에서도 그의 말은 말풍선으로 비친다.

이에 이 시장의 발언이 시민사회의 ‘1공단 녹지문화공간 만들기’ 주장과 같은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 시장은 “오래 전에 1공단 공원화를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성남을 대표하는 민선시장으로 성남시민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  이 시장은 한나라당 시장 공천을 받을 경우 오는 5·31 성남시장 선거에서 제시할 선거공약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를 밝혔다.  바로 ‘시민사회가 주장해온 1공단 공원화, 이대엽이가 꼭 해내겠습니다!’라는 것이다.    ©조덕원

이어 이 시장은 “우리 공무원들이 새가슴들이 많아서 리드해 나가기가 힘들다”고 공무원 탓을 하고는 “현재 성남시장으로서, 다시 또 성남시장이 된다면 1공단 같은 것은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끌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하겠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정부가 1공단을 매입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시장은 “지금 사겠다, 안 사겠다고 말은 못한다”면서도 “성남시민이 원하는 공원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답했다.

마침내 이 시장이 한나라당 시장 공천을 받을 경우 오는 5·31 성남시장 선거에서 제시할 선거공약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를 밝힌 셈이다. 바로 ‘시민사회가 주장해온 1공단 공원화, 이대엽이가 꼭 해내겠습니다!’

새로운성남이 지난 해 11월 시정부에 용도변경 및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것을 환기시키며 이 제안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도 물었다. 지난 3일 유 도시주택국장이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내가 도시주택국장에게 공표할 수 있으면 하라고 했다”며 “설령 법에 문제가 있더라도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그렇다면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시정부가 공개할 새로운성남의 제안내용이 구체적으로 뭔지 기대해보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시정부에 제안서를 낸 세로운성남과 이 시장 조카의 개입설을 물었다. 이 시장은 정치를 해봤으니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양해를 구하며 말이다. 이 시장의 답변은 “조카들이 개입하면 내가 성을 바꾼다, 조카들이 개입되었다면 내가 자살한다”는 것. 강한 부인이다.

이날 곤혹스런 질문이 본지에 의해 거듭되자 이 시장은 “그만 하자”며 30여 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배석한 시장비서실 관계자들,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오랜 만에 뜻밖에 맞이한 기자간담회에 많은 관심사들이 질문과 답변을 통해 오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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