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공무원만? 이 시장은 책임 없나?

〔벼리의 돋보기〕오늘의 칼자루 내일의 칼날일 수도

벼리 | 기사입력 2006/03/23 [00:20]

공무원만? 이 시장은 책임 없나?

〔벼리의 돋보기〕오늘의 칼자루 내일의 칼날일 수도

벼리 | 입력 : 2006/03/23 [00:20]
이대엽 시장이 칼자루를 휘둘렀다. 성남시 국·과장 세 사람이 직위해제 당한 것이다. 전례 없는 일이다.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고 이를 거울삼는 것은 물론 마땅한 일이다. 눈 덮인 들판을 함부로 걷지 말라고 옛사람이 말하지 않았던가. 시장은 그럴 만한 지위에 있다.

특히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과 관련해 (주)새로운성남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고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Y국장의 경우, 직위해제 당해도 백 번 싸다.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이대엽 시정부를 대변해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는 그는 본지 물음에 오리발을 내민 장본인이 아니었던가.

▲ 이대엽 시장은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결코 아니다. 이 시장은 성남시정의 최고수장이다. 시정과 관련해 공직자들이 공직자로서 결코 명예롭지도 않고 특히 Y국장의 경우처럼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을 더욱더 증폭시키는 부적절한 행동에 자신부터 100만 시민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 ‘내 탓이오!’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성남투데이

본지는 (주)새로운성남이 시에 제안한 용도변경 및 지구단위계획 제안 내용이 시의 주민공람 내용과 유사하다는 점을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자회견 당시 본지는 그에게 (주)새로운성남 쪽에서는 누가 나서서 일을 추진했고, 공식적이든 비공식이든 시측에서는 누가 그 쪽을 접촉했는지 물은 바 있다.

‘모른다’는 것이 그의 답변. 그래서 유령하고 만났냐고 다시 딴지를 걸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오리발은 결국 거짓이었음이 MBC, 한겨레 등 언론 보도를 통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모른다고 시치미를 딱 잡아뗀 그가 바로 (주)새로운성남과 접촉한 시측 당사자였던 것이다! 역시 캥기는 게 있었던 것이다.

그 쪽 사람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고 보도가 나온 것으로 봐서 그 이상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는지도 아직은 의혹으로 남아 있다. 하긴 그는 기자회견 당시 1공단 이전부지를 싹쓸이 매입한 새로운 성남과 군인공제회의 재산권 보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놀랐다. 왜?

사인이 단순히 사유재산의 보호를 역설했다면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그는 왜 1공단을 용도변경하는지 정책적 취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 1공단 용도변경의 정책적 취지가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이나 수립 중에 있는 성남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잘 아는 최고 실무책임자인 까닭이다. 그리고 함부로 눈 덮인 들판을 걷지 말아야 할 공직자이다.

그런 사람이 싹쓸이 매입세력을 두둔한다는 것이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닌가! 하긴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과 관련해 공익적 차원의 대안 마련에서 ‘전혀 생각 없음’을 보여준 김주인씨가 성남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하는 자리에서 ‘재산권 보호’와 ‘싹쓸이 매입세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Y국장의 경우는 공익을 추구하는 공공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사례를 제공한다. 공공의 가치는, 공직자나 공인의 도덕성 척도로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우선적인 가치임을 강조해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시장은 칼자루를 휘두르며 이른바 ‘레임덕’에 격노했다는 소식이다. 빗나가도 왕창 빗나간 것이다. 하긴 보는 눈이 그 정도라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나라당 성남시장 공천이 결정된 것도 아니고, 이대엽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재선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무슨 레임덕인가? 이 시장이 말 그대로 임기 말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리지도 못하는 ‘뒤뚱거리는 오리’(lame duck)라도 된다는 얘기인가? 시장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서 그렇게 입방아질을 한다는 얘기인지?

며칠 전 김미희 민주노동당 성남시장후보가 이대엽 시장에게 ‘초권력 시장제’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을 가한 바 있다. 시민사회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일리 있는 수사로 받아들일 만하다. 이 시장이 칼자루를 휘두른 이유가 레임덕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이 시장은 시민사회는 물론 공직사회에서도 ‘초권력 시장제’로 판단될 만하다.

공공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 이상으로 놓쳐서는 안 될 지점이 있다. 바로 책임의 소재를 가리는 문제가 흐려져선 안 된다는 점이다. 책임의 문제는 핵심에서 책임의 소재를 가리는 것이다. 책임의 소재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비겁하고 비열한 짓이다. 그럼 이 시장은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결코 아니다. 이 시장은 성남시정의 최고수장이다. 시정과 관련해 공직자들의 결코 명예롭지도 않고 특히 Y국장의 경우처럼 1공단 특혜용도변경 의혹을 더욱더 증폭시키는 부적절한 행동에 자신부터 100만 시민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 ‘내 탓이오!’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 관련 공무원들을 엄하게 문책하면서 한편으로 이 시장 자신부터 석고대죄해야 하는 것이다. 수장의 마땅한 도리이다. 공공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명백한 이유에서 말이다. 1공단 용도변경문제처럼 중대한 문제를 이 시장이 모를 리 없다. 모른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어찌 해당 공무원들만 책임이 있고 시장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시장이 공천에나 신경 써서야 되겠는가? 시장 밑에 있는 부시장이 시장하겠다고 나서야 되겠는가? 일이 곪아터져 나오자 칼자루를 휘둘러서야 되겠는가? 암만 봐도 시정이 복마전이다. 도대체 누가 먼저 책임져야 하는가? 하긴 어디 시정에서뿐이랴! 아무리 당선되고 보자는 선거판이라지만 무책임한 행동들이 여기저기 눈에 많이 띈다.

그래, 세상이 휩쓸리듯 허망하게 굴러간다. 오늘의 칼자루가 내일의 칼날인지 누가 알겠는가? 오늘의 무책임이 내일의 책임으로 돌아올지 누가 알겠는가? 그놈의 기대, 그놈의 희망이 대체 무엇이길래…….
 
  • 성남 1공단부지를 시민의 품으로!
  •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
  • 꿈을 현실로 바꾸는 시정질문
  • 1공단에 ‘희망의 공원’ 추진된다
  • ‘1공단 특혜 용도변경 의혹’수사 촉구
    싹쓸이 매입과정 사전정보유출 의혹
  • 1공단 특혜용도변경 검찰 수사하나?
    시민단체 수사촉구 진정서 제출키로
  • “성남의 미래, 더 이상 망칠 수 없다”
    성남 제1공단 특혜용도변경 수사 촉구
  • 1공단용도변경 ‘건교부 신청서류’라니!
  • 1공단 특혜용도변경 실체 드러나나?
    공단부지, 2천4백억원 매입‘특혜의혹’
  • 공무원만? 이 시장은 책임 없나?
  • 골프접대 의혹 공무원 3명 직위해제
    이대엽 시장, 레임덕 언론보도에 ‘격노’
  • 1공단 용도변경 유착의혹 드러나나?
    시 담당국장, 개발업체 임원과 골프
  • 김주인, 왜 긴급기자회견 열었나?
  • 1공단 용도변경 ‘지금 당장 중단해야’
  • 1공단용도변경, “황사보다 더한 흑사”
  • 성남시, 공공의 적으로 남으려나?
    “1공단 특혜용도변경, 성남미래 없다”
  • 이대엽, 왜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1공단 용도변경 특혜설 ‘진화 시도’
  • “이대엽, 그들에게 ‘특혜’ 주는 이유는?”
  • 김주인, 땅만 팔았나?
    1공단 개발과 이해관계가 없다고?
  • 성남투데이, ‘비평보도’ 멈출 수 없다!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