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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정책결정시스템 점검 필요
"1공단 녹지문화공간만들기 여론 수렴해야"

[특별기고] 지운근 1공단 녹지문화공간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사무국장

지운근 | 기사입력 2003/10/14 [15:00]

성남시 정책결정시스템 점검 필요
"1공단 녹지문화공간만들기 여론 수렴해야"

[특별기고] 지운근 1공단 녹지문화공간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사무국장

지운근 | 입력 : 2003/10/14 [15:00]

▲지운근 사무국장.     ©우리뉴스
[특별기고]
1공단을 녹지·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성남시는 두 가지 이유로 이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성남에 공원이 매우 많다고 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반대의 논거인 예산상의 이유는 사실 시 집행부나 공무원들이 늘 앵무새처럼 외쳐대는 "예산이 없어서..."라는 이야기의 전형이다. 올 초 성남시는 판교에 900억 원을 들여 야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수립했었다. 야구장 건설은 그 실행여부와 상관없이 성남시가 그런 구상을 했었다는 것 자체로 예산이 없어서 1공단을 공원으로 조성 못한다는 것에 대한 훌륭한 반증이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시민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야구장을 지을 900억 원은 예산에 반영할 수 있어도 수정중원지역의 수십만 시민이 원하고 이용할 '1공단 공원화'를 못한다는 것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참고로, 성남시는 1,200억 원에 이르는 제2종합운동장도 순수 시비로 지은 자치단체이다.

두 번째 반대의 논거인 성남시에는 공원이 많다는 것에 대해, 그동안 [1공단 녹지문화공간 만들기 시민운동본부](이하 시민운동본부)는 산지 공원처럼 시민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용율이 적은 공원이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적으로 느끼고 이용하기 쉬운 공원의 절대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강조에 대한 성남시의 반응은 참으로 어이없는 것이었다. 1공단 바로 위에 있는 희망대공원이 있으니 1공단을 공원으로 조성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도면상에 나타나는 것과 서류 상에 나타나는 전체 면적만이 중요한 관심이지 시민의 이용 편의도 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관인 성남시에서 해야 할 일을 시민운동본부가 시도하였다. '시민이 체감하는 수정·중원지역 공원만족도에 대한 여론조사'이다. 정말 수정중원지역 시민들은 성남시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 많은 공원에 얼마나 자주 가는지,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여론조사로 알아본 것이다. 전체 576명의 시민들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였고, 많은 시민단체의 회원과 중고등학생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이루어진 결과이다.
▲1공단녹지문화공간만들기시민운동본부가 9일 성남시청 브리핑실에서 수정중원구 공원만족도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뉴스

설문조사의 결과는 성남시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고 있는 엄청난 내용들이 많다. 43.9%에 이르는 시민들이 1년 내내 한 번도 공원에 가지 않거나 3회 이내로 공원에 가고 35.4%의 시민이 한 달에 두세 번 공원에 간다. 한 주에 두세 번 등 자주 간다고 볼 수 있는 시민들은 전체의 20%에 그치고 있다.

또 공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산지에 있어서가 28.3%, 교통이 불편해서가 33.3%로 응답하였고, '집 주변에 갈만한 공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무려 49%의 시민이 '거의 없다'고 답하였다. 한마디로 공원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나빠서 공원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원이 많다고 하는 성남시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1공단 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78.4%의 시민이 공원과 문화시설이라고 답변하였다. 이들이 희망대공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닐진대 이렇게 답변한 것은 보다 접근하기 편리한 공원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대엽 성남시장이나 행정관료들이 추구하는 행정이  성남시민이 느끼고 요구하는 것과 엄청나게 괴리되어 있음을 우리에게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민을 위해 시민의 뜻에 따라 봉사하는 것이 '행정'임에도 시민의 의사나 시민편리는 무시하고 모르는 것이 성남시 '행정'의 현주소인 것이다. 성남시의 행정이 이렇게 성남시민과 유리되어 있다는 것은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성남시의 정책결정 시스템에 대해 즉각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이 납득할 수 있고 함께 하는 정책결정 시스템의 핵심은 정책결정 과정을 투명하고 당당하게 개방하는 것이다. 시민 혹은 시민단체와 함께 쟁점이나 이견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가 없는 한 시민들은 성남시의 정책이 뜬구름 잡는 허망한 일이며, 시민들의 희망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행정에 대한 시민 불신을 점점 가중시킬 것이며, 소모적 대립의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는 성남시의회의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한 번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자잘하고 지엽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성남시의 정책결정이라는 큰 흐름에 성남시의회가 제동 한 번 제대로 걸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의회가 왜 존재하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대다수 시의원들은 1공단 공원화 문제에 대해 시 집행부와 거의 틀리지 않은 소리를 앵무새처럼 되뇌이고 있다. 상황 모르는 이가 와서 보면 시의원을 공무원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

 1공단 공원화는 이제 그 실행여부를 넘어서서, 시민의 민의를 반영하는 정책결정과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역할을 판단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1공단 녹지문화공간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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