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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교육투기, ‘국민검증’ 받아야

〔벼리의 돋보기〕부동산투기보다 백배 천배 나쁜 ‘교육투기’

벼리 | 기사입력 2007/06/24 [14:13]

이명박 교육투기, ‘국민검증’ 받아야

〔벼리의 돋보기〕부동산투기보다 백배 천배 나쁜 ‘교육투기’

벼리 | 입력 : 2007/06/24 [14:13]
지난 해 4월 톰 허츠(Tom Hertz)의 ‘미국사회 계층 이동성에 관한 연구’가 국내 언론에 의해 크게 소개된 적이 있었다.

허츠의 조사에 따르면 첫째, 열심히 일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둘째, 상위 20%에 속한 사람의 자녀가 커서 상위 5%에 진입할 확률은 22%이지만, 하위 20%에 속한 사람의 자녀가 그렇게 될 확률은 1%였다. 셋째, 허츠가 인용한 다른 조사에 따르면 교육에 대한 공공투자가 가장 적었을 때 경제적 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츠의 연구가 의미하는 것은 첫째, 미국사회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기회의 땅’이라 아니라 부가 잘 세습되고 있는 사회라는 것이다. 미국사회는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사회라는 것이다.

둘째, 부의 세습 즉 부자를 부자로, 가난한 자를 가난한 자로 대물림하는 원인은 ‘교육’에 있다는 것이다. 허츠의 연구는 미국사회에서 가난한 자의 자녀 100명 중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아이는 단 한 명뿐. 가난한 자의 자녀가 성공할 확률은 부자의 자녀보다 무려 22배나 낮다.

허츠의 연구에 비견할 만한 ‘한국사회 계층 이동성에 관한 연구’가 국내 언론에 보도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 역시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부의 세습의 핵심통로가 ‘교육’이라는 사실에 대다수 국민들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양극화의 현실적인 의미는 두 가지. 경제적 불평등과 이로 인한 계급·계층간 사회적 갈등의 심화가 그것이다. 이 점에서 양극화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한국사회가 바뀌어야 할 이유 그 자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문제는 양극화의 핵심통로인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있다.

부모가 부자인 자녀는 더 좋은 학교, 부가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부자 부모는 자녀교육에 가난한 부모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모들, 가난한 부모를 둔 자녀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는 계급 계층간 교육 불평등이 지독히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강남학군, 일류대학 입학을 위한 사교육 열풍, 각종 귀족학교들, 고액 사교육은 물론 위장전입도 불사하는 부자 부모들의 비정상적인 교육투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붕괴마저 우려되는 현실이다.

특히 부자 부모들의 교육투기야말로 교육 불평등 심화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공교육의 와해는 물론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가난한 부모를 둔 자녀들의 가난의 대물림까지 조장하기 때문이다. 부자 부모들의 교육투기야말로 졸부들의 부동산투기보다 백배 나쁘고 천배 나쁘다.

부자 부모들의 교육투기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나쁜 ‘공공의 적’이다. 위장전입까지 불사하며 교육투기를 자행하는 부자 부모들은 사회적인 지탄대상일 뿐이다. 이 점에서 한국사회는 양극화문제와 관련해 교육문제를 둘러싼 계급 계층간에 ‘새로운 사회적 투쟁’이 예고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후보가 다섯 차례에 걸쳐 ‘위장전입’을 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분명히 확인하게 되었다. 이명박후보는 ‘교육투기에 앞장 선 부자 부모’라는 명백한 사실이다. 공공의 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단다! 놀라운 일이다.

“위장전입은 자녀교육 때문”이라며 “부동산투기 의혹은 해소되었다”는 그의 답변은 더욱 놀랍다. 첫째, 나쁘기로야 같은 한 가지이지만 교육투기가 부동산투기보다 백배 천배 나쁘다는 사실을 그는 전혀 깨닫고 있지 못하다는 적나라한 고백이기 때문이다.

둘째,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적나라한 고백이기 때문이다. 분명하다. “위장전입은 자녀교육 때문”이라며 “부동산투기 의혹은 해소되었다”는 그의 말은 자신에 대한 검증을 단지 ‘정치권 검증’에 한정할 때만 할 수 있는 소리다.

정치권이 뭔데? 국민보다 위인가? 국민의 종들이 모인 정치권이 국민보다 위인가? 이명박후보는 정치권 검증만 피해가면 그만이라는 것인가? 가당치 않다. 정치권 검증보다 더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국민적 검증 아닌가!

그가 교육투기에 앞장 선 부자 부모라는 사실은 본질에서 정치권 검증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검증’의 문제다.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고 한국사회를 성숙시킬 자녀교육에 모든 부모들은 의무가 있고 책임이 있고 따라서 자녀교육문제에 할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나라의 모든 부모들은 대통령을 뽑을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이명박후보는 국민적 검증의 문제, 국민으로부터 검증받아야 할 중차대한 문제를 어떤 해명도 하지 않고 그냥 뭉개버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사적으로도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의 빈곤을, 공적으로도 교육문제에 대한 철학의 빈곤을 그대로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그는 양극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사회에서 교육 불평등이 가난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해 철학의 빈곤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단다! 가슴을 억누를 수 없다. 끔찍한 일이다!

한나라당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이명박후보가 한나라당이 내놓을 만한 대선주자가 맞는지, 이런 사람을 내세워 어떻게 대선3수를 면하겠다는 것인지, 어떻게 교육문제 및 양극화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납득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가관이 아니다. 한나라당 검증위원회는 뭐라 했는가. 국민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문제에 대체 뭐라 했는가. “아무 문제가 없다”니! “아무 문제가 없다”니! 기절할 지경이다.

있는 그대로 얘기하자. 이명박후보의 위장전입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교육 불평등의 문제, 교육 불평등으로 인해 가난을 대물림하는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그가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한나라당 대선주자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나라당 검증위는 지금 이명박후보와 짜고치나? 한 통속인가? 검증위가 아니라 사면위인가?

자식을 위해 돈으로 폭력을 행사한 김승연 회장. 자식을 위해 위장전입도 불사하며 교육투기를 한 이명박후보. 같은가? 다른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빗나간 자식사랑’이라는 점에서 같다. 가난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제 자녀를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고 한국사회를 성숙시키기 위한 재목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노심초사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다는 점에서도 김승연회장과 이명박후보는 같다.

이명박후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는 김승연 회장과 전혀 다르다. 이 다른 점이 주목된다. 한국사회가 직면한 교육 불평등의 해소, 교육 불평등으로 인해 가난의 대물림 되는 양극화의 해소에 그는 더 이상 무슨 말을 내놓기보다 국민들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명박후보에 대해 그의 교육투기에 대한 국민적 검증이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 이명박후보도, 한나라당도 지금처럼 어물쩡 넘어갈 생각이라면 후회막급의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정치권 검증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적 검증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 우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명박후보에 대해 할 말 할 권리가 있고 분노할 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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