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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탕정당’이 센가 한나라당이 센가

〔벼리의 돋보기〕범여권통합신당 어떻게 볼까?

벼리 | 기사입력 2007/07/26 [04:24]

‘잡탕정당’이 센가 한나라당이 센가

〔벼리의 돋보기〕범여권통합신당 어떻게 볼까?

벼리 | 입력 : 2007/07/26 [04:24]
12월 대선을 겨냥한 범여권통합신당이 닻을 올렸다. 24일 미래창조연대, 열린우리당 탈당파, 민주당 대통합파, 선진평화연대가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웠다. 이는 ‘대통합’의 개념으로 대선에 나설 ‘군대’(여권에서 말하는 ‘단일대오’)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 2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식에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대거 참석했다.(사진출처; 민중의소리)     © 성남투데이

아직은 편제가 엉성하다. 그 엉성함은 곧 메워지고 보충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순항을 이어갈 경우 8월 초 열린우리당의 당대당 통합의 형식을 통한 범여권통합신당 참여, 통합민주당의 김한길 계열의 참여,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당의 참여가 그것이다.

이런 작업은 요컨대 대선에 나가는 군대 전열정비작업이다. 여기에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이 예정되어 있다. ‘민심’을 얻기 위한 불가피한 돌파구이자 이번 대선의 최고 빅 이벤트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정규군에 민병대가 가세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범여권통합신당을 강화해줄 최고의 군대 전열정비작업이다.

범여권의 이 같은 군대 편제는 사실상 이명박당과 박근혜당으로 쪼개져 ‘진흙탕 개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의 사정과는 대조적이다. 전쟁은 쌍방이 하는 것이며 3등은 없다는 점에서 이 대조적인 측면은 당분간 예의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본선에 돌입하면 어떤 군대가 ‘강한 군대’로 등장할 것인지 입증될 것이다.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인식은 착각에 빠진 듯하다. 군대의 문제를 위장전술의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탈당하고 또 탈당하고, 거듭 탈당하고 탈당하고, 합당한 지 한 달도 안 돼 또 탈당하고, 탈당세력끼리 뭉치면서 대통합이란 이름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김형오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것을 시사한다.

대통합 흐름에 진보적인 언론들을 포함, 대다수 언론들의 평가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바람이 아닌 ‘미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대 전열정비작업을 통한 범여권의 세력 강화, ‘만만하게 정권을 내줄 것 같냐. 어림없다'(25일 이해찬 전 총리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초청 강연회 발언)는 독기에 찬 의지가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더 지켜봐야 한다.

범여권통합신당의 창당에 진보적인 언론들을 포함한 주요 언론들의 평가절하는 주로 당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다. 한 마디로 ‘잡탕정당’이라는 것이다. 맞다. 누가 봐도 잡탕정당이다. 이념과 정책노선, 주요 현안에 대한 편차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잡탕정당이 어때서? 정체성이란 한 가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단일한 것도, 고정된 것도, 내재적인 것도 따라서 폐쇄적인 것이 아니다. 접속하는 외부와의 관계에 따라 정체성은 늘, 끊임없이 변화를 겪는다. 이질적인 것과 얼마든지 단단하게 결합할 수 있으며 이질적인 것들의 재배치를 통해 살아 꿈틀거리는 현실적인 정체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치도, 친노, 비노, 반노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잡탕정당은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될 수 있다. 잡탕이기에 그가 잘못됨으로써 당을 위험에 빠뜨릴 최고의 당원은 설 자리가 없다. 오히려 잡탕은 어울림과 더부살이를 미덕으로 하는 공생의 윤리를 가르쳐줄 수 있다. 독선의 윤리를 경계하게 함으로써 한편에선 배제와 분열을 다른 한편에선 일방적인 하나됨을 저지한다. 그 이득은? 자리와 이타 양쪽 다다.

잡탕정당에 이어 ‘대선용으로 급조된 정당’이라는 비난이 이어진다. 맞다. 대선용 급조정당이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대선을 앞두고 급조될 만큼 이 절박함이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비결, 범여권통합신당의 힘의 원천을 설명해준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명약관화하다. 명약관화하기에 대선판에 던지는 질문도 분명하고 질문에 대한 답, 그 실천도 분명하다. 그 힘의 파괴력은?

대선용 급조정당이란 비난에 정치권 출신들은 ‘올드 보이들’이 앞장서고 있고 참여한 시민사회세력은 무게감이 떨어져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결부되어 있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판짜기라는 관점에 서면 이는 대통합의 초기 장면에 불과하다. 구태를 쓰고 나오지 않는 새로움이란 없다. 여러 조짐들로 보아 범여권통합신당측에서 인지하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군대를 이끄는 장수가 있어야 한다. 군대로 하여금 믿고 따를 수 있고, 승리를 확신시키며, 승리할 수 있는 길로 대선투쟁을 인도하는 명장이 나올 수 있을까?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이명박 또는 박근혜에 맞설 범여권통합신당에서 대선주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모든 여론조사 결과는 범여권에서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누구를 내세우더라도  죽었다 깨어나도 지는 것으로 나온다. 과연 여론조사 결과대로 굳어지는 것일까. 반한나라당 세력은 12월 대선에서 패배를, 이 예언을 정해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러나 대선주자에 관한 한, 문제는 누구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선주자를 내세우고 어떻게 한나라당과 맞서느냐에 있다.

“그대들은 뒤늦게 왔을 뿐이다. 가장 늦게 연회에 도착한 손님이라면 말석에 앉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대들은 최상석을 얻으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적어도 최고이자 최대의 일을 하라. 그러면 그대들이 가장 늦게 도착했을 때라도 아마 그대들을 위하여 진실로 자리가 마련되리라.”(니체)

‘최고이자 최대의 일을 하라.’ 이것이 현재의 흐름을 ‘단절’시킬 수 있는, 패배의 숙명을 깰 수 있는, 순식간에 예언을 빗나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 첫째가 국민완전경선제다. 참여의 폭을 넓히고 강도를 높여야 한다. 감동적인 진정성과 소통방식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둘째가 ‘메시아’ 같은 대선의제들을 내세우는 것이다. 미래를 겨냥하되 현재는 물론 과거에 대한 성찰을 포함한 의제라야 태양 같은 열기를 뿜어낼 수 있다.

반한나라당 또는 비한나라당은 대통합 흐름에 최고의 정치적 가치이며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병법의 최고의 원칙이다. 오로지 절박함에 기초해 수많은 차이들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들끓는 잡탕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 대선용 급조된 잡탕정당이 나섰다. 반면 현재 한나라당은 느긋하게 이전투구 중이다. 이것은 하나의 강력한 ‘조짐’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여론조사 결과는 범여권에서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누구를 내세우더라도  죽었다 깨어나도 지는 것으로 나온다. 설령 신의 예언일지라도 모든 예언이 인간에게 의미있는 경우는 딱 한 가지 경우다. 예언이 아니라 예언을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그것이다. 예언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예언에 대한 해석과 실천은 달라진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신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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