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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진실이 밝혀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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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진실이 밝혀졌다고?

〔벼리의 돋보기〕정치와 정치 아닌 것

벼리 | 기사입력 2007/12/05 [16:48]

BBK 진실이 밝혀졌다고?

〔벼리의 돋보기〕정치와 정치 아닌 것

벼리 | 입력 : 2007/12/05 [16:48]
5일 검찰이 BBK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무혐의 처리 결과를 발표하자 대선 후보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진실이 밝혀졌다. 법이 살아 있다”(한나라당 이명박)
“대다수 국민들의 상식이 탄핵 당했다”(대통합신당 정동영)
“황당하다. 국민들의 의혹을 풀지 못했다. 그 동안 제기된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과 도덕성 문제들을 벗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무소속 이회창)
“이 나라가 검찰 공화국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 국민과 함께 범국민 저항운동을 벌여나가겠다”(창조한국당 문국현)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어땠느냐 따지기 전에 검찰의 수사가 없었다.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잠재적 피의자를 불러 수사하지 않고 결과를 발표했으면 그 자체가 엉터리다”(민주노동당 권영길)

▲ 5일 검찰이 BBK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무혐의 처리 결과를 발표하자 대선 후보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사진은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5일 BBK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민중의소리)     © 성남투데이

검찰이 발표한 이명박 후보 무혐의 처리에 왜 서로 다른 말이 나오는가? 입장이 다르고 이익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당파적 차원이든 정치인 개인의 차원에서든 ‘너와 나는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서로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입장의 차이, 이익의 차이는 그렇다 치자. 주목해야 할 점은 다른 데 있다. 이명박 후보의 말과 다른 후보들 사이에 결정적 차이가 드러난다는 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와는 달리 다른 후보들은 입장이나 이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구동성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의 말은 검찰이 발표한 무혐의라는 사실에 기대고 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의 말은 서로 다른 입으로 무혐의라는 사실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유일한 공통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에 기댄 이 후보와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음과 동시에 받아들이지 않는 사실에 대한 의미들을 제각각 발언하는 다른 후보들.

이 결정적 차이로부터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다른 후보들로부터는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명박 후보로부터는 ‘정치의 실종’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런가?

정치는 사실의 세계인가? 정치가 사실의 세계라면 이는 정치 대신 기술이나 법칙으로 따라서 직업이나 행정으로 이 세상을 굴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정치는 사실을 추구하지도 사실에 기대지도 않는다. 사실을 추구하고 사실에 기댄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스스로 정치임을 포기한 짜가일 뿐이다.

정치는 의미의 세계, 가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의미나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다.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필연에 지배받는 동물의 삶이 아니라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적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의 속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드러내는 유일한 사회영역이 정치다.

정치가 결코 직업이나 행정으로 대체되지 않는 이유, 정치가 결코 경제로 환원되지 않는 이유, 정치행위로서의 선거가 본질적으로 누구를 뽑는 행위 이전에 유권자들의 정치적 참여로 되는 이유, 일정한 사회적 상태에 대응하는 법을 뛰어넘는 정치적 저항이 그 정당성을 인정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에 기대어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짜가정치에 불과하다. 사실에 기댄다는 것은 ‘지시(指示)’이거나 ‘표명’만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시나 표명과 같은 기호론적 의미는 최소한의 의미 따라서 인간적 삶이 추구하는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지시나 표명은 곧 의미가 아니다.

인간적 삶이 추구하는 의미는 최소한의 의미인 기호론적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 의미는 다양한 문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의미, 변주가 있는 의미 따라서 고착된 의미가 아닌 생성하는 의미이다. 지시나 표명과 같은 이것이니 따라오라는 일방적인 의미는 의미가 아니다. 대화를 부르고 대화를 통해 행위를 불러일으키는 의미가 바로 인간적 삶이 추구하는 의미다.

이명박 후보의 말에서는 그의 표명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검찰이 발표한 무혐의라는 사실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쓰는 단어들을 보라. 그가 말하는 진실은 사실이란 말과, 법은 검찰이란 말과 떨어져 있지 않다. 사실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하다못해 그는 대통령감으로서 그 동안 BBK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죄조차 없다. 이는 ‘정치의 실종’이다.

반면 다른 후보들의 말에서는 검찰이 밝힌 사실에 대한 거부와는 별개로 그 사실에 대한 다양한 문맥의 의미들, 각자가 추구하는 정치에 따라 생성적인 의미들을 읽을 수 있다. 아닌 것은 아니다, 아닌 이유는 이렇다, 다르게는 저렇다고 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세계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다.

정치가 이래야 한다. 의미나 가치를 놓고 경쟁자 간에 서로 치고 박고 싸우면서 보다 우월한 의미, 보다 우월한 가치를 드러내고 관찰자들을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제라는 필연에 사로잡힌 우매한 군중이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적 삶을 추구하는 시민들이 정치적 행동에 나서서 정치인 그들과 함께 정치적 동반자로 출현하는 것이다.

하물며 검찰이 밝힌 무혐의 처리라는 사실은 과연 사실인가? 여전히 그 사실은 사실의 주장일 뿐 사실은 아니다. 사실이 입증이나 검증 가능성으로 정의된다는 점에서 수사 과정이나 그 결과가 여러 측면에서 의심스러운 근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한결같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명박 후보의 무혐의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중대한 도전에는 BBK문제뿐 아니라 그 동안 그를 둘러싸고 과연 대통령감인지를 묻게 하는 모든 문제들이 어우러져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 도전이 대선 이후까지 이어진다는 것도 이미 예고된 일이다.

그러나 그 도전 앞에 이명박 후보는 고작 사실에 기댄 표명만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다른 후보들은 검찰을 뛰어넘어 정치를 하는데 이명박 후보는 검찰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무력한 그것은 바로 ‘정치의 실종’ 아니겠는가. 이것이 그 사람의 정치, ‘이명박식 정치’인가?

이명박식 정치는 정치가 아닌 ‘정치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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