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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잔혹함에 전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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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잔혹함에 전율하다

〔벼리의 돋보기〕 <화려한 휴가>의 안과 밖, 그리고 박근혜

벼리 | 기사입력 2007/08/02 [23:17]

학살의 잔혹함에 전율하다

〔벼리의 돋보기〕 <화려한 휴가>의 안과 밖, 그리고 박근혜

벼리 | 입력 : 2007/08/02 [23:17]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았습니다. 군인들이 광주시민들에게 자행한 ‘잔혹함’에 전율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천인공노할 ‘학살’이었으니까요. 반복적으로 자행되는 학살의 잔혹함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솟아오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눈물은, 그러나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 치가 떨리는 분노이기도 했습니다. 당장 총을 들고 스크린 속으로 뛰어들어 군인들과 맞서 싸우고 싶었습니다. 이 잠재적인 강렬한 감응(affect)이야말로 <화려한 휴가>를 본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화려한 휴가 영화 포스터.     © 성남투데이


<화려한 휴가>는 이 점, 학살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깊은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만큼은 역사의 재현에 성공한 영화입니다. <화려한 휴가>가 재현한 역사는 무엇입니까? 바로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실’입니다.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기록이 아닙니다. 기록된 사실을 통해 ‘말하는 것’, 바로 이것이 역사입니다. 역사가 지나간 과거가 아닌 ‘현재의 과거’ 따라서 죽은 과거가 아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과거’가 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역사는 현재로 생생하게 소환할 때만 비로서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화려한 휴가>가 재현한 역사,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 말하는 것은 다름 아닌 군인들이 자행한 천인공노할 ‘학살’ 그것이며, 뜨거운 눈물을 흐르게 하고 피가 거꾸로 솟으며 치가 떨리는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학살의 ‘잔혹함’ 그것입니다.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이 의식 있는 대학생도 지식인도 아닌 어리숙하거나 수줍음 많거나 우스꽝스럽거나 심지어 날나리이기까지 한 선량한 사람들로 설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들이 총을 든 시민군으로 나설 수밖에 없게끔 상황이 설정된 이유도 이 학살과 학살의 잔혹함 때문입니다.

어리숙하기까지 한 주인공인 선량한 택시기사 강민우(김상경 역)가 군인들이 자행한 학살에 맞서 총을 든 시민군으로 나섰으면서도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라는 외침의 장면은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시민 학살이 선량한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폭도’로 몰아 자행된 것임을 폭로합니다. 당시 실제 그랬습니다. 영화의 이미지들로 생생하게 묘사된 것처럼 학살을 자행한 군사쿠데타 세력이 그랬고, 모든 국내언론이 그랬습니다.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일은 그 뒤 광주시민들의 저항이 ‘5·18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바로 잡히고 나서야 비로소 학살임이 ‘역사적으로’ 드러났습니다.

▲ 광주 전남도청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공수부대원들이 총을 난사하기 직전에 광주시민들의 모습.     © 성남투데이


이 점에서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라고 외쳤던 주인공 강민우가 끝내 군인들의 빗발같은 총탄세례를 받고 처참하게 죽어가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을 것입니다. <화려한 휴가>가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실로서 무참한 학살과 그 잔혹함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영화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점에서죠. 이 장면이 명장면인 것은 이 영화가 말하는 것 곧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전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 외침을 통해 군인들이 80년 5월 광주에서 자행한 것이 명백한 학살이라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화려한 휴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간호사 박신애(이요원 역)의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애절한 호소를 전합니다. 이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은 곧 ‘기억’이라는 장치를 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억은 학살과 그 잔혹함에 대한 그녀의 기억에 그치지 않습니다. 당시 그녀의 애절한 호소를 들었던 광주시민들을 넘어 관객들인 우리 곧 현재의 모든 이들에게 기억을 요구하는 기억입니다. 그녀의 극중 성격이 헌신적인 간호활동에 시민군, 계엄군을 가리지 않는 간호사였고 시민군 지휘자로 나선 유일한 혈육 아버지와 자신을 사랑하는 강민우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 기억은 학살의 가해자, 피해자를 가리지 않는 그런 기억, 기억을 요구하는 기억입니다.

왜 <화려한 휴가>는 모든 이에게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기억을 요구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을까요? 단순한 망각의 두려움 때문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의지의 기억입니다. 늘 그러므로 미래에도 기억을 원하는 기억의 요구입니다. 기억을 요구한 그녀의 체험은 흔히 일상에서 겪는 그런 단순한 체험이 아닙니다. 그녀가 당시 광주시민으로서 생생하게 몸으로 겪은 ‘역사적인 체험’입니다. 이 점에서 <화려한 휴가>는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그 천인공노할 ‘학살’과 그 잔혹함을, 그 역사적 체험을 영화의 바깥에서, 현실에서 기억하자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 계엄군인 공수부대원들이 광주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있는 장면.     © 성남투데이


그렇다면 영화 바깥에 있는 우리는 이 영화가 재현한 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영화가 아닌 현실로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된 역사적 사실은 현재와 미래의 과거로서 분명히 자리매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현재와 미래의 과거로서 천인공노할 ‘학살’과 그 잔혹함이 ‘5·18군사쿠데타’라는 반란으로 자행된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군사쿠데타의 원조인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 역시 그렇다는 것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5·16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간주한 한나라당 박근혜는 결코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발언을 했습니다. 특히 그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녀의 발언은 5·18군사쿠데타로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학살당한 광주시민들에게, 그리고 국민들에게 발언 취소와 대국민사과를 해야 할 엄중한 사안입니다. 그녀가 여전히 군사쿠데타의 원조인 박정희를 아버지라는 이유로 밟고 넘어서지 못한다면 이는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는 비난을 결코 면치 못하는 일입니다.

그녀에게, 정치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그녀의 뛰어난 감성의 자극을 위해서도 <화려한 휴가>를 관람해보라는 조언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선량한 시민으로서 영화를 통해 영화 속에 그려진 그 천인공노할 학살과 그 잔혹함이 결코 영화가 아닌 현실이었음을, 역사적 사실이었음을, 따라서 우리 모두의 역사적 체험임을 깊이 새겨두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화려한 휴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간호사 박신애(이요원 역)의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애절한 호소를 전하고 있다.     © 성남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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