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성남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월 초에 발표하려던 당초 약속을 뒤집고, 발표를 연기한 것에 대해 지역사회 반발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가 9일 성명서를 통해 성남지역의 고도제한을 조속히 완화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월 성남시재개발재건축연합회 소속 사업현장을 방문해 조합원들의 민원사항을 듣은 뒤 정부에 고도제한 완화 촉구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성남투데이

김문수 지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를 3도 변경하면서까지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현재 서울시 건축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중에 있지만, 성남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성남시민들이 지난 40년간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던 성남서울공항의 고도제한 완화요구에 대하여는 비행안전영향평가에 대한 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고도제한을 조정하기로 하고 작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며 “연구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김 지사는 “성남공항 연구용역이 올 1월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염원이 걸린 시급성이 요구되는 지역 재개발 사업임에도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발표가 지연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급기야 폭발직전에 이르렀다”며 “지역간 형평성에 앞서 당초 1월 발표하기로 한 정부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이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성남서울공항의 고도제한 완화가 시범적으로 시행되어야 이를 바탕으로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명약관화하므로 용역결과 발표가 당초대로 이행되기를 지역주민과 더불어 강력히 요구한다”고 정부발표를 촉구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성명발표는 국방부가 제2롯데월드 신축허가를 결정하면서 지난해 5월부터 지난 달까지 서울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지난 달 용역결과를 마무리 하고 올해 초 발표를 하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구 등 타 지역과의 형평을 거론하며 발표를 지연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국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고도제한 완화 발표 지연이유와 조속한 완화 발표를 촉구하고 있는 신영수 국회의원.     © 성남투데이

한나라당 신영수(성남수정) 국회의원도 9일 국회 대정부질의를 통해 “국방부는 당초 군 비행장 주변 비행안전영향평가의 기준과 절차에 대한 용역결과 발표를 올 1월 하순에서 2월3일로 연기한 뒤 또 다시 감자기 연기를 했다”고 정부의 약속위반을 비판했다.

신 의원은 “정부 발표 연기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고도제한 완화는 각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고 성남은 공군비행장에 있는 다른 지역과의 특수성이 있다”며 정부발표 연기를 강하게 질타했다.

신 의원은 “성남 시민은 도시 재정비사업을 통해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하는데 왜 정부가 도와주지 않느냐”며 “초고층 건물 옆으로 착륙하는 것은 안전하고, 200m도 안 되는 봉우리 위로 선회하는 것은 왜 위험한지 성남시민들은 아직도 이해를 못한다”고 정운찬 총리를 추궁했다.

신 의원은 “현재 고도제한 문제 때문에 성남시는 ‘2020도시기본계획’도 중단된 실정”이라며 “국방부에 성남 고도제한 완화문제를 즉시 재검토하여 빠른 시일내에 발표토록 지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운찬 총리는 답변을 통해 “국방부가 비행안전영향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공항 등 대도시 주변 공군기지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최대한 빨리 검토를 마무리하고 발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영수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성남 서울공항의 고도제한 해제가 유예된 것과 관련해 작년 말 이 문제에 대한 국방부 용역이 이미 끝났고 3일 고도제한 해제 관련한 발표가 예정돼있었는데 무기한 연기됐다”며 “속초공항이 지난해 고도제한이 풀린 점을 제시하면서 당초 발표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