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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하는 이대엽 시장은 멋져!”

〔문화/하다말다〕패러디? 말놀이?

벼리 | 기사입력 2006/08/08 [04:44]

“금연하는 이대엽 시장은 멋져!”

〔문화/하다말다〕패러디? 말놀이?

벼리 | 입력 : 2006/08/08 [04:44]
찜통더위에 몸도 기운이 다 빠져나간 듯하고, 평생 면치 못하는 가난한 셋방살이라지만 이 무더위에 곧 닥칠 이사 걱정이라니!(구시가지가 없는 사람 살기 좋다는 얘기는 옛말이 되었으니 주거비용이 가히 위험수준이다. 핵심적인 이유는 말만 무성할 뿐 하겠다는 시는 하는 것도 없는 그 놈의 재개발인지, 투기꾼들이 없는 사람 죽이려는 ‘제’개발인지 뭔지 때문이다.)

여기에 팔리지도 않는 낡은 집 리모델링이라는 묘수(?)를 내어 첫새벽부터 견디기 힘든 공사소음을 일으키는 집주인 양반 덕에 오늘은 마침내 심한 두통이 발병, 게보린까지 사다 먹었으니. 어디 탈출의 비상구가 없을까? 꿈이 너무 야무진가?

비상구까지 바랄 것은 근거 없을 테고 마치 시원한 똥, 오줌이 쾌감을 주듯 그저 그런 한 바탕 웃음거리나 있었으면 좋겠다. 한대수 노래에 나오던가. ‘웃음은 건강에 좋다 하더라!’ 헛꿈도 아니고 큰 꿈도 아닌 소박한 꿈인 바에야 어찌 이루어지지 않으리.

▲“금연하는 당신은 멋있습니다”라는 보도자료가 성남시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재되어 있다.     © 성남투데이

또 하나의 사회적 공간인 인터넷을 웃음거리를 찾아 쏘다니다가 마침내 성남시 홈페이지에서 발견. 시민들의 금연을 돕겠다는 공지사항이 그것인데, ‘순간 포착’이라던가, 이대엽 시장을 대입시켜 읽어버린 것이다!

이는 이 시장이 시민생활에서 가장 높은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 시장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참고로 이 시장은 “담배 끊으면 죽는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성남에서 알아주는 ‘골초’, 공식적인 자리도 중간에 빠져나가 담배를 즐긴다. 독자들도 따라서 읽어보시길!

“금연하는 당신은 멋있습니다”
확실한 금연을 위한 금연 성공프로그램 운영

인류의 건강에 피해를 주는 많은 물질과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많은 피해를 주는 것이 담배이다. 이렇게 흡연은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군(群)에 속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정책적으로 금연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각 시․군․구의 보건소에 금연클리닉을 두어 지역사회의 흡연자에게 금연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에 성남시보건소에서는 2005년부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하여 금연클리닉에 금연상담사를 배치하여 금연을 시도하는 지역주민에게 적합한 개인별 상담 및 약물요법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중원구보건소에서는 금연클리닉 등록자와 금연희망자를 대상으로 올해 6월부터 월 2회씩 ‘금연성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연전문 강사의 교육과 상담이 이루어지며, 금연성공자의 성공사례를 통해서 금연을 실천하고 있는 주민들의 금연의지를 고조시키고, 정보교류를 통하여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많은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서 특별히 주민반과 직장인을 위해 특별히 계획한 퇴근시간이후인 직장인반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중략)

7월말 현재 총 4회 46명이 참여하여 지속적인 금연지지를 받고 있다.

상대원동에 사는 박○○씨는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후,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다보니 금연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정보교환이 이뤄지고, 서로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지지해주게 되어 금연의지를 확고히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고 하면서 “프로그램이 끝나는 11월까지 계속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금연을 하고자 하는 주민 또는 현재 금연을 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있어 ‘금연성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주민은 중원구보건소 금연클리닉으로 신청하면 된다.

※ 신청 및 문의전화 : 중원구 보건소 건강증진팀   (☎ 729-5281, 729-5287)

“금연하는 이대엽 시장은 멋져!”

자, 읽은 소감이 어떤가? 나와 같은가? 아니면 각자 자기 방식대로 자유롭게 읽었나? 기분은 어떤가? 유쾌한가? 설령 그렇더라도 그 소감은 패러디의 결과는 아니다. 곧 이 같은 독법은 조롱의 의미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조롱이든 반대로 추켜세우든 이런 의미는 ‘정신적인 것’이고 엄밀하게 말하면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이지만, 내 독법은 이와는 무관하게 단지 그냥 하는 ‘말놀이’이기 때문이다.

특정인을 겨냥해 어떤 의도(가령, 조롱의 의미)를 ‘가지는’ 것은 관념적인 소유이며 관념적인 소유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은 패러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맥락에 다양한 사람들을 넣다 뺐다 하는 식으로 ‘지니는’ 것은 관념적인 소유나 그에 따른 행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말놀이다.

가령, 이 공지사항은 골초인 이 시장이 아니라 골초인 다른 사람도 대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글을 읽는 네가 골초라면 너를 대입시켜도 좋다. 골초는 아니지만 비교적 담배를 많이 피우는 편인 벼리를 대입해도 괜찮겠다.

어떤 말을 다룰 때 정신적인 것이나 특정한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은 관념의 소유라는 점에서 분별의식에 끄달리게 된다. 그러나 어떤 말을 다루더라도 정신적인 것이나 특정한 관념을 잡았다 놨다 하는 것은 ‘가지는’ 것이 아니라 ‘지니는’ 것뿐이라는 점에서 분별의식에 끄달리지 않는다.

선(禪)을 통해 자연스레 배운 것이다. 성남시 홈페이지에 실린 공지사항에 이 시장을 넣고 읽었기로 그를 조롱했다고 반박할 이유도, 반대로 좋아할 이유도 없다. 그저 잠시 말놀이했을 뿐! 그러고 보면 유쾌하다는 소감도 순간적이다. 하긴 웃음이 어디 실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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